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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화의 독창적 조형과 프론티어 작가정신
박구환  2005-11-06 17:06:31, 조회 : 3,097, 추천 : 368

판화의 독창적 조형과 프론티어 작가정신

광주시 변두리에 위치한 세련된 디자인의 자그마한 2층 건물을 스튜디오로 사용하고 있는 젊은 작가 박구환, 그의 스튜디오는 깔끔하게 정리정돈이 잘된 내부와 완성도가 높은 작품을 제작하는 일면에서 정갈스러우면서도 완벽주의적 성품의 소유자라는 것을 읽을 수 있다. 그는 전시를 앞두고 새로운 작품을 준비하는 스튜디오는 구작과 신작들로 가득 채워져 작가의 긴장된 심정을 대변해주고 있었다.

- 첫 번째 도전, 판화로 입문

박구환은 대학시절부터 표현성이 강한 페인팅 작업을 해왔다. 그러한 그는 91년에 대학을 졸업하고, 92년에 작품수복을 수업하기 위해 도일(渡日)을 강행한다. 이것이 새로움을 위한 첫 번째의 도전이다. 그러나 일본에서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가와치 세이코”의 목판화 작품을 만나게 되었다. 이 만남은 그에게 커다란 충격으로 새로운 예술세계에 대한 눈을 인식하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이것이 오늘까지 본격적인 판화작업을 하는 전기를 마련해주게 되었으며, 작품활동에 정신적 지주로 작용되고 있다. 6개월간의 일본 채류생활을 마치고 조기 귀국하는 길은 판화의 새로운 조형언어와 표현성에 대한 젊은 작가 박구환은 벅찬 마음이었을 것이다. 새로운 작업을 위한 재료와 방법들을 연구하고 구상과 드로잉으로 밑그림을 그리고 지워가면서 각오와 의지를 새롭게 다지면서 벅찬 가슴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당시 국내는 현대판화가 정착이 되지 못하였던 상황으로 몇몇의 스승과 동료들만이 판화 기자재의 절대 부족함과 판화에 대한 대중적 인식의 부족 등 열악한 환경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시기였다. 그는 대학시절 스승인 김익모(조선대교수)와 함께 몇몇의 동료작가들과 한국현대판화 도입과 정착에 정렬과 사명감으로 지금까지 작품을 제작해왔다. 이렇게 판화를 시작한 그는 시간의 축척과 함께 왕성한 작품활동으로 최근작품은 조형의 안정미와 표현미학은 만족스럽다고 생각이다.

- 베니어합판의 독창적 소멸기법
"나는 '그리는' 것으로는 만족을 느끼지 못한다. 파고, 긋고, 쪼개고, 붙이고, 찍는 과정 속에서 작품제작의 희열을 느끼고, 나만의 독창적인 조형세계와 언어에 의미를 찾아가고, 그것을 즐기고 있습니다."(박구환 에세이 부분)
박구환은 작품을 제작하는 데에 있어서 역동적이고 장인적인 에너지가 충만되어 있음을 잘 확인시켜주고 있는 대목이다. 그래서 그는 도일(渡日) 이후 지금까지 일관되게 독창적인 재료와 표현방식, 조형성으로 판화를 제작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그의 판화는 그의 예술적 태도와 정직한 표현을 할 수 있는 장르이며, 또 그가 표현하고 자는 의지를 가감을
하지 않고 전달해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여 진다. 판화에도 여러 가지의 기법과 재료에 따라 몇 가지로 구분을 할 수 있지만 그가 사용하는 재료는 베니어합판을 즐겨 사용하고 있다. 그것은 재료의 질감과 물성연구, 크기에 제한을 받지 않고 손쉽고도 저렴하게 재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다양한 표현기법을 개발하여 그가 의도하는 작품의 시각성과 상징하고 자는 표현의 두터움을 더하고 정신적 깊이를 보여주기에 충분하였을 것이다.
그는 작품을 제작하기 전에 많은 드로잉 습작과정을 거치고 표현하고 자는 대상의 사실적인 요소가 병행할 수 있도록 관심을 전환시키고 있다. 특히 베니어판에서 나오는 질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 드로잉 위의 다이나믹한 극적인 변화와 작품에 중요한 부분을 실크스크린 등의 다양한 기법으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동시에 소멸되어가는 베니어합판으로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다소간의 기법상의 모험과 실험을 반복하고 베니어합판이라는 재료의 특성과 효과를 극대화시키면서 작품의 형식적부분과 동시에 표현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다. 특히 그의 작품에 나타내고자 하는 소리, 즉 자연의 선율을 재료를 다루면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효과를 거두고 있다. 즉 베니어를 강한 금속으로 그었을 때 베니어의 결에 따라 나타나는 독특한 골의 차이와 독특한 효과는 화면 속에 만족스러운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점은 그가 얼마나 재료에 대한 탐구와 함께 많은 실험으로 철저하게 계산되어 작품을 제작하는 기술적 측면에서도 섬세한 장인적 기질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예술화두로 “소리바다”

박구환은 지금까지 작품제작에 있어 화두는 "소리의 바다"이다. 자연의 부분으로의 바다만이 아니라 바다라는 창(窓)을 통한 자연을 보고자 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자연(自然)속의 바다는 언제나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대상을 판화를 통하여 삶의 여운과 교훈을 남기고자 조형화하며, 또 그러한 메시지를 담아내고자 한다. 그는 이러한 자연(바다)을 통해 삶의 애환과 기쁨, 대자연의 진리와 위대함을 보고 느끼고그러한 감정을 서정적으로 조형화 시키고 있는 것이 그의 미적 개념이다.
그의 작품에서 돋보이는 것은 철저한 계산속에 한 치의 오차를 허용하지 않는 치밀한 장인적 기질과 동양적 사유에서 출발한 내밀한 시각, 전통을 존중하는 가치관과 자연에 대한 애정 있는 접근이다. 작품의 소재로 삼고자 하는 주 대상은 ‘바다’와 그 바다에서 나오는 ‘소리’를 조형화시키고 자는 그는 바다를 화면에 정형화시키지 않고 상징적인 기호로 리듬감 있게 표현하고 있다.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되는 나무는 형태를 단순화하면서 자연의 울림을 나무의 원형으로 찾아가면서 서정적이면서 감각적인 느낌으로 담아내고 있다. 즉 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바람이 느끼는 나무울림과 바람소리는 자연의 원형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바람은 화면에서 빈 여백들을 색상으로 의인화내지는 기호화되고 있다.
‘뉴 에이지’의 음악처럼 그의 작품속의 “소리의 바다”는 자연의 울림으로 형상화 되어가면서 화면속에 그려져 있는 대상과 대상사이에 청각적인 화두로 시각화를 시켜가고 있다.
이렇듯 그는 화면에 색상의 조화로움에서 느껴지는 형상에서 주는 메시지를 통하여 표현의 한계에 극복하고자 한다. 이것은 단순하게 재료를 다루는 데에서 오는 일시적 효과만으로 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만큼 대상에 대한 많은 시간의 사색과 철저한 관찰력, 수많은 드로잉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인 것이다.

- 강하고 맑은 기(氣)와 천성(天性)
박구환은 판화작가로 지금까지 성공적인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는 데에는 크게 두 가지의 이유를 들 수 가있다고 보여 진다. 거기에는 물론 선천적으로 타고난 예술적 감각이 바탕이 되었던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는 것이다.
우선해서 그의 작품을 보면 무엇인가 맑고 차분하면서도 정갈스러운 기운(氣韻)이 느껴진다. 작품을 보고 있는 사람도 어느덧 차분하고 맑은 마음의 눈으로 변화되어 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렇듯 그의 작품은 관람자들의 심성을 순화시키고 정화작용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작품에서 이러한 기운(氣運)을 느낄 수 있는 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찾을 수 있지만 우선해서 그가 천성적으로 맑은 심성과 따뜻한 인간미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기에 그는 주변의 많은 우인들로부터 격려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강한 기운(氣運)의 소유자라는 것은 그의 눈빛에서 읽혀지고 있으며, 작품에 거울처럼 반사되어 나타나고 있다.(작품은 예술가의 거울인 셈이다. 작품을 통하여 예술가의 인품, 세계관, 의식 등 작가의 총체적인 것들이 나타나 보이는 것이다.)
또 하나는 그는 붓과 캔버스 보다는 칼과 나무가 보다 적합한 표현수단 이라고 한다. 앞서 기(氣)에 대한 언급을 하였지만 그의 판화작품을 보면 칼의 놀림이 섬세하면서 신기가 느껴지며, 이는 체질적, 정서적, 감각적으로 자신과 붓, 캔버스 보다는 칼, 나무에 합(合)이 있음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즐거움을 느끼면서 다작을 하는 것이며, 붓이라는 수단보다 도(刀)의 다이나믹하고 역동적인 수단을 즐기는 것이 아니겠는가?

- 두 번째 도전, 예술적 숙제
그는 사색과 여행을 많이 하고 있다. 이러한 사색과 여행을 통해서 그의 작품에 나타나는 모든 대상, 즉 자연은 맑고 투명하면서 따뜻한 그의 눈으로 읽혀지고 독창적인 어법으로 작품을 하고 있다. “수년전 약 1년 동안 그림을 그리지 않고 여행만을 한바가 있습니다. 이러한 휴식을 통하여 자아를 회복하고 자연에 대하여 새롭게 접근을 시도한 계기가 되었습니다.”고 한다. 이러한 경험을 통하여 그는 바다에 대한 새로운 인식, 특히 ‘자연’의 시각적인 감정이외에 청각적인 감정을 심상으로 느끼면서 이것을 시각화하기 위하여 “소리의 바다”라는 명제를 탄생시킨 것이다. 우리시대는 예술의 형식적 문제나 내용적인 문제들에 대한 벽은 허물어진지 오래이다. 박구환은 이러한 시대적인 변화를 온몸으로 맞으면서 자아의 새로운 예술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사색과 실험을 통하여 예술형식과 표현방식에 대한 연구와 실험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국제무대를 향한 활동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즈음하여 박구환에게 당부를 하고 싶다. 우선해서 다양한 재료에 대한 실험이다. 재료를 다양하게 사용하는 것은 예술적 상상력을 풍부하게 하는 일이기 때문이며, 지금까지의 일관된 평면형식에서 벗어나 폭넓고 다양한 조형형식을 권하고 싶다. 국제무대에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우선 작품의 다양한 형식과 논리가 필요하며, 작가를 평가하는 기준 역시 다양한 조형성과 더불어 폭넓은 재료를 사용하는 데에 의미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양한 조형어법을 갖추었을 때 그의 판화작품은 다양성과 함께 더욱 돋보이게 되리라고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박구환, 그는 어려운 현실과 예술적 고뇌를 정면으로 당당하게 맞서고 프로다운 근성으로 극복해내면서 작품 활동을 게을리 하지 않는 젊은 작가로 우리시대를 상장하는 큰 작가로 건강하게 성장해주기를 바라면서 이러한 그의 노력에 격려와 큰 박수를 보낸다.


장경화(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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